전체 글57 2020/05/13 어쨌든… 언젠가부터 일기 간의 간격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는데 문득 그게 정말 좋지 않은 변화라는 걸 느낀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그러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일상 속의 작은 감각들이 기록되지 못하고 있는 거다. 그걸 알면서도 정말… 너무… 귀찮다. '너무'라는 단어가 평서문에도 쓰일 수 있도록 바뀐 건 참 반가운 일이었는데… 아니 이게 아니지. 어쨌든, 갑자기 설득과캠페인 교수님을 따라 해봤다. 내 방이 너무 투박하다고 생각했다. 필시 그건 저렇게나 크게 자리한 네모'들' 때문일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가구 하나를 빼기로 했고, 행거라는 대체품이 있다는 이유로 그건 옷장이 되었다. 지난번에 세탁기를 고쳐주러 온 주인아저씨께 옷장을 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 물으니, 다시 넣어줄 수는 없으니 명심하고 빼고 싶.. 2020. 5. 14. 2020/05/11 서울로 자취방을 비워둔 지 너무 오래됐다고 느낄 때쯤, 일부 수업이 대면강의로 전환한다고 했다. 물론 내가 듣는 수업 중에 그렇게 하는 건… 하나 뿐이다. 아쉽기도 한데 상황을 보면 다행인 건가 싶기도 하고… 뭐 그렇다. 이번 학기 내내 제출한 과제 중 85%를 마감 직전인 59분에 내고 있었는데 학교에 가면 이게 좀 나아질까? 아니면 이것도 역시 원격 강의 탓이 아니라 내 탓일까? 어쨌든 7일은 유일한 시험인 정치커뮤니케이션 중간고사, 8일은 문예창작 수업의 단편소설 제출 마감이었기 때문에 예정보다 일주일 정도 서울행이 더 미뤄졌다. 말할 것도 없이 3시 마감인 중간고사는 2시 59분에 냈고, 자정 마감인 단편소설은 11시 57분에 내고 59분에 수정했다. 이 정도면 정말, 내 안의 내가 실은 짜릿함을 즐기는.. 2020. 5. 12. 2020/05/04 HBD 내 생일이 되는 자정하고도 20분 정도가 더 지난 시각, 초인종이 울렸다. 엇… 설마… 하고 나가 본 현관에는 E와 H가, 무려 외계인에게 잡혀가는 컨셉의 이벤트 복장을 하고, 'Happy Birthday'라고 장식된 선글라스를 끼고, 나도 이제 반오십이라고 레터링 된 파란색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서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사이에도 은근히 서프라이즈에 대한 강박감이 있었던지라, 전날 밤에 와서 따로 숙소를 잡아 자고 다음 날 오전 일찍 오려나? 정도는 한 번 생각해봤다. 그러나 자정 이벤트를 준비했을 줄은…. 오랜만에 보는 이를테면 죽마고우들의 귀여운 모습이었다. 경주월드에 갔다. 거의… 2년 만인 것 같은데 그때에 비해서는 뽕을 뽑았다고 볼 수 .. 2020. 5. 4. 2020/05/03 춥다는 말 대신 독토 애들이 경주에 왔다 갔다. 간 게 벌써… 나흘이 지났다. 첫날에는 별을 보러 갔다. 실은 전날 S와 보러 갈까 했지만 지쳐 잠들기를 잘했다고 생각되었다.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높은 산으로 올랐다. 별다른 질문도 제안도 없이 아주 당연한 듯 우리는 돗자리를 깔고 누웠다. 아주 오래된 계획의 일부인 마냥…. 그곳이 몹시 춥다는 한 블로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이의 옷은 너무 얇고 가벼워 보여 걱정이 일었다. 물론 이것저것 순서 없이 싸맨 꼴이 걱정보다 웃음을 위로 끌어올렸지만. 실로 빛도 없는 그 고지대가 상당히 춥기는 했고, 서로의 다리에 다리를 포개고 팔을 맞대면 체온이 느껴져 조금 나은 듯했다가도 다시 추워지기를 반복했다. 발목과 다리가 너무 차가워서 하마터면 아! 춥다! 하고 비명이 나올 뻔했던.. 2020. 5. 4. 2020/04/24 무덤가에서도 산책을 서울에 내가 세대주인 집을 내버려 두고 떠나온 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간다. 그사이에 다시 한번 이사도 했고, 새로운 곳에 적응 중이다. 이사를 오던 날은 비가 많이 왔다. 폭우 속을 달리는 차들이 물을 하도 튀겨대서 시야가 흐릿했으나, 경주로 들어오고 나서는 조금 개는 듯했다. 그게 벌써 2주쯤 전의 일인데도 생생하다. 아빠가 일을 쉬는 동안은 둘이서 거의 집에만 있었다. 딱히 집 부근에 볼거리도 없었으므로, 혹은 있어도 알기 쉽지 않은 정도였으므로… 아침을 먹고 낮잠을 자고 수업을 듣고 낮잠을 자고 저녁을 먹고 하는 식의 생활이었다. 부산에서의 일상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으나, 다만 지독하게 조용했다. 나는 우리 집을 조금 더 사람 사는 곳처럼 만드는 소음을 내줄, 복합기를 하나 구매했다. 코로나19.. 2020. 4. 24. 이전 1 2 3 4 ··· 12 다음